[일상] 커널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개조하기

#1. 잡담 시작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커널형 이어폰을 극도로 싫어하는데요.. 우선 귓구멍에 무엇인가를 넣는다는 이질감과 함께, 외부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사용을 꺼려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아이폰으로 바꾸면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한 번 장만해볼까? 했는데.. 99%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커널형이라는 것에 대해 엄청난 실망을 했습니다. 심지어 그 나머지 1%조차 아주 저급의 음질을 갖는 제품이라던가, 디자인이 맘에들지 않는다던가, 혹은 사용하기 불편하다던가.. 뭐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안고 있었습니다.ㅜ

그래서.. 약 2년 전부터 고이고이(?) 모셔두던 보스 이어폰을 큰맘먹고 개조하기로 했죠..

 

이 친구는.. 참 좋아하는 이어폰이었는데, 세월에 장사가 없는지.. 오래 쓰다보니 여기저기 터져나가서 더 이상 사용하진 못하고, 그렇다고 쉽게 보내주지도 못해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2. 개조 시작

먼저, 정말 아무데서나 인터넷 주문으로 커널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하나 샀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가장 저렴한 것들 중 하나를 산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포가 도착한 당일, 바로 펜치를 들고 과감하게 반으로 쪼갰(?)습니다... ㄷㄷ


내부는 이렇게 생겼군요.. 흐음.. 가운데 베터리도 보이고요..

기왕 맘먹은거, 제 보스 이어폰도 접합하려는 부분을 정해 반을 갈라줬습니다.. (아 물론 이녀석은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이때부터는 더이상 책상에서 작업하기 어렵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바닥에 자리를 깔고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접합부를 연결하기 위해 1990년도 실과 시간에 라디오를 조립할 때 구매하고 넣어뒀던 납땜용 인두도 꺼내봤습니다. 아직 작동이 잘 되더군요..


작업할 때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ㅠ 혼자서 이렇게 펜치로 부품을 누르고, 한손으로 붙이고, 이런식으로 많은 시간 노가다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완성했다! 라고 느끼는 순간.. 목에 걸어보니, 블루투스 이어폰 치고 너무 짧더군요.. 한쪽 귀에 꼽고 목 뒤를 돌아 반대쪽 귀에 꼽아야 하는데.. 길이가 너무 짧아서 정말 뒷 목에 찰싹 붙는 느낌이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의 사진은 민망해서 올리지 않는걸로..)

그래서 남는(?) 전선을 조금 더 잘라 붙이기로 했습니다.

핸즈프리 조작부와 좌, 우 이어폰을 가르는 얇은 부분인데요, 길이가 적당해서 바로 잘라왔습니다. (이번에는 어차피 실패해도 복구할 수 없는 상태라 조금 더 과감하게 잘랐습니다 ㅎㅎ)

그리고 잘린 부분들을 잘 붙여줬습니다.

이 부분이 몹시 까다로웠는데요, 이어폰의 전선 외부는 에나멜인가(?) 아무튼 전선을 보호하는 뭐시기가 발라져있어서 납땜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양 끝 부분을 납땜 인두로 살살 녹여가며 잘 붙여준다고 고생을 많이 한것 같습니다.

 

접합부가 잘 붙은걸 확인한 후, 케이스를 잘 조립해서 전원을 넣어보니..


오오오오오.. 다행히 잘 살아있는것 같습니다.
핸드폰에 블루투스 연결도 해보고, 음악도 틀어봤더니, 음질이 몹시 훌륭합니다!!
(역시 보스.. 크..)


#3. 마감 처리

우선 전원은 잘 들어오는걸 확인한 터라 이미 마음이 조금 놓였는데, 저대로는 아직 밖에 가지고 다니기가 두려웠습니다. 미약한(?) 충격에도 아마 납땜이 떨어져나가진 않을까 불안했는데요..

그래서 거금(?)을 들여 마감처리를 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이소에서 무려 3천원이나.. ㅠ)


먼저 실리콘 접착제를 이용해 납땜 부위를 골고루 잘 발라주고, 한 10시간정도 넉넉하게 기다려줬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실리콘이 마르는데 엄청 오래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실리콘이 다 마른 이후에는 안전과 심미적 아름다움(?)을 위해 절연테이프를 잘 감아줬습니다.


완성!! ㅋㅋㅋ 나름 쓸만해 보이지 않나요?


#4. 다시 잡담

이미 미관상 좀 못생겨지긴 했지만(블루투스 기기를 검정색으로 살껄.. 이라는 후회도..), 그래도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풍부한 사운드를 가진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완성하게 되어 나름 뿌듯합니다. 사실 전문 업체에서 음질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만들어 준다면 가격이 좀 나가더라도 선듯 구매했을텐데 말이죠..

아무튼 조만간 어느 업체던지 오픈형 이어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블루투스 이어폰도 좀 만들어줬으면 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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